오늘도 카페의 밤은
별과 함께 깊어만 가는데
선듯 자리를 뜨지 못합니다
차라리
뜨거운 여름빛이면 했습니다
꼬옥 부정으로 얻어진 명예처럼
고개를 푸욱 숙이고서
벽난로 모양의 실내장식에 묻혀
누구와 함께인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다가 문득 고개들어 보았을 때
빈 의자는 나를 슬프게 합니다
슬픈 곡조의 저 노래가
나를 더욱 슬프게 합니다.
아~
가을과 함께 찾아온 고독입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이 계절의 병을 앓는 친구 곁에서
키득거리며 웃곤 했는데,
다 그런거라고
서둘러 대답하곤 했는데...
넋두리 같은 낙서를 주욱 흘려놓고서
가까운 이들이 함께 앓던
그보다 더 깊은
가슴앓이를 합니다.
계절에 맞지않는 두터운 스웨터에
몸을 숨기고
계절에 맞는 음악앞에서
분위기에 젖은 커피내음 앞에서
나를 묻어봅니다.
멋부리며 마신 한모금의 블랙커피때문에
상을 한껏 찌프린채
촌스러운 몸짓속에서
삶을,
내가 살아 있다는것을 확인해봅니다.
눈물이 나올만큼 슬픈 얼굴을 하고서
깊은 상념의 늪속으로 빠져드는
자신을 주체할 수없어
온종일 거리를 방황하기도 합니다.
기다림도 아닌데 커피는 식어가고
한 모금 커피속에
나와,
내 주위와
내 환경을 생각해봅니다.
가을 아픔위에 멎은 노란 은행잎,
가을 깊이 속에 담긴 하늘 들...
이렇게 깊이 깊이 챙겨지는
슬픔위에
아픔위에
하나
둘
세월이 감을 느낍니다.
준비되지 못했던 나의 이별을 서둘러 앞세우고
온통
사랑이라든지
인생이라든지
이별이라든지
또는
아픔이라든지
배신이라든지
........
아, 그래
세월은 이렇게 가는거구나
세상은 이리도 쉽게 흐르는거구나....
글 /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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