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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란...두울

나도 내 사랑을 절규할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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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오른 자궁을 양껏 비워내고
영과 육을 탐닉하고 사람 사이를 헤집는
짧은 사랑의 단막극들은 죽어야 한다
단명 하는 청춘과 피하 지층에 쌓여
세월을 휘돌아 내리던 슬픈 사랑들은
이제 죽어야 한다

 

 

 

너도나도 절망 같은 사랑을 한다
노을에 물든 서해 바다
저물어 가는 황혼은
울고 싶을 만큼 찬란하여 고요한데

 

 

 

유보된 사랑 안에서도
나는 황홀한 사랑만을 꿈꿨다
나는 언제고 한 번도 사랑을
떠올리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그러므로 나도 사랑을 절규할 줄 안다

 

 

 

웃자라는 나의 인생의 오선지에
고스란히 녹아 있는 사랑 몇 줄의 현이 울면
목숨을 걸고 싶은, 나도 내 사랑을 절규할 줄 안다
추악한 욕망과 지고한 순결 사이를 오가는
오감으로 묻는 비릿한 정액 같은...

 

 

 

 글 / 고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