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희지 않는다
머리털은 희지만 마음은 희지 않는다고
고민들이 일찍이 흘려버렸다.
지금 닭소리 한번 듣고
대장부의 할 일을 다 마쳤다.
髮白心非白 古人曾漏洩 今聞一鷄聲 丈夫能事畢
발백심비백 고인증루설 금문일계성 장부능사필
- 서산집, 청허 휴정 대사
이 시는 조선시대의 불교를 대표하는 서산 스님의 오도송(悟道頌)이다.
스님은 1552년(명종 7)에 승과에 급제하여 대선.
중덕을 거쳐 교종판사(敎宗判事) 선종판사(禪宗判事)를 겸임하기도 하였다.
법호는 청허(淸虛)요, 법명은 휴정(休靜)인데,
서산 대사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스님은 무엇보다 선가귀감 등
훌륭한 저서가 많아서 뒷사람들에게 눈이 되고 있다.
흔히 말한다. 몸은 늙어도 마음은 늙지 않는다고.
이런 이치를 고인들은 이미 일찍이 누설해 버렸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며 이치 또한 간단하다.
그러나 그 늙지 않는 마음을 실증하기란 아무나 하는 일은 아니다.
서산 스님은 길을 가다가 낮에
닭 우는 소리를 듣고 한 생각이 돌아왔다.
여러 생을 지고 다니던 천근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것이다.
그토록 초조하고 불안하고 밤잠을 못 이루던 일을 다 마쳤다.
그래서 대장부가 할 일을 능히 마쳤다고 한 것이다.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진흙소가 물위를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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