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바람이 불때만
그이가 다녀갔지요
난 그이를 볼 수가 없어서
그냥 가끔 풍경이 흔들릴 때만
아, 지금 그이가 다녀가는구나 하였지요
어떤 날은 하루 종일 한 번도 울리지 않다가
내가 잠든 사이 울고 가기도 하구요
어떤 때는 아주 잊은 듯 한 석삼년 소식 없다가
천둥 번개로 다녀가기도 하였지요
그러는 그이가 야속하기도 하였지만
그러는 그이가 마냥 밉기도 하였지만
언제부터인가는 그이야 오든 말든 내버려두고
생각날 때마다 내 마음 내가 흔들어 풍경 소리
살랑살랑 들으며 살기로 하였지요
그런 뒤론 바람이 불지 않아도
풍경 소리 대숲처럼 빼곡하게 자라구요
그런 뒤론 바람이 불지 않아도
그이가 자주 다녀가지요
진작에 그랬으면 마음 아프지 않아도 될 걸 그랬어요
처음엔 바람이 불때만
그이가 다녀갔지요
風磬소리 / 김시천
'그리움이란...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0) | 2012.10.28 |
---|---|
별을보며.... (0) | 2012.10.24 |
그 끝이 어디인지... (0) | 2012.10.10 |
다시 만나 사랑해야할 당신에게.... (0) | 2012.09.23 |
너를 보내는 나는 아프다.... (0) | 2012.08.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