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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란...세엣

그곳으로 가리라...

 

 

 

 

 

 

동구 밖 검푸른 버들잎 시리고
대추알 고운 하늘 잠자리 무리 짓던
찔레꽃 환한 내 유년의 강기슭,
수정 같은 강물 따라 반딧불 춤추고
무명옷 적시며 다슬기 줍고 은어 떼 몰던
청정한 그곳으로 돌아가리라

 


카랑한 까치 소리 잠기는 마을
송아지 젖빛 울음 더없이 평화롭고
인절미 한 사리에 정이 철철 넘치는
눈길만 마주쳐도 순박한 웃음소리,
푸른 들판 흙내음 허리 두르고
감자 심고 호박넝쿨 푸지게 가꾸는
가슴 속 여울지는 마음의 고향
나 이제 가리라 그곳으로

 

 

그곳으로 가리라 / 박고은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 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 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엔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지 않겠오

 

 기차가 그냥 지나가 버리는 마을
놋양푼에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애기를 나누면
삽살개는 달을 짓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겠오.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 노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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