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야
내가 생각하던
영원의
먼 끝을 만지게 되었다
그 끝에서
나는 눈을 비비고
비로소
나의 오랜 잠을 깬다
내가 만지는
손끝에서
아름다운 별들은
흩어져 빛을 잃지만
내가 만지는
손끝에서
나는 내게로 오히려
더 가까이 다가오는
따스한 체온을 새로이 느낀다
이 체온으로
나는 내게서 끝나는
나의 영원을
외로이 내 가슴에 품어준다
그리고 꿈으로
고이 안을 받친
내 언어의 날개들을
내 손끝에서
이제는 티끌처럼 날려 보내고 만다
나는 내게서 끝나는
아름다운 영원을
내 주름 잡힌 손으로
어루만지며
어루만지며
더 나아갈 수도 없는
나의 손끝에서
드디어 입을 다문다
나의 시와 함께..
- 김현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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