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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편지...

많이 사랑하고 아무튼 뜨겁게 사는 것,

 

 

 

 

 

"이제까지 가장 아팠던 게 어떤 거야?"

"나?"

"응. 참을 수 없을 만큼 아팠던 적 있어?"

아픔?

나는 한동안 생각한 다음에야

내 기억 속에 고통에 관한 기억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간이 흐르면 여러 가지가 정말 말끔하게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생각이 나지 않아."

"하지만 아팠던 적은 많이 있었을 테지?"

"그야, 그렇지. 오래 살다 보면 아픈 일도 그 나름대로 잊는 법이지."

"나이 따위는 먹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앞으로 몇 번이나

여러 종류의 아픔을 경험해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니 말이야."


무라카미 하루키 / 장님 버드나무와 잠자는 여인



노을이 새빨갛게 타는

내 방의 유리창에 얼굴을 대고 운 일이 있다.

너무나 아름다와서였다.

내가 살고 있다는 사실에 갑자기 울었고

그것은 아늑하고 따스한 기분이었다.

또 밤을 새고 공부하고 난

다음날 새벽에 느꼈던 생생한 환희와

야성적인 즐거움도 잊을 수 없다.

나는 다시 그것을 소유하고 싶다.

완전한 환희나 절망, 그 무엇이든지....

격정적으로 사는 것,

지치도록 일하고, 노력하고,

열기 있게 생활하고,

많이 사랑하고 아무튼 뜨겁게 사는 것,

그 외에는 방법이 없다.

산다는 것은 그렇게도 끔찍한 일,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그만큼 더 나는 생을 '사랑'한다.

'집착'한다.

산다는 일,

호흡하고 말하고 미소할 수 있다는 일

귀중한 일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있는 일이 아닌가.

지금 나는 아주 작은 것으로 만족한다.

한 권의 새 책이 맘에 들 때,

또 내 맘에 드는 음악이 들려 올 때,

또 마당에 핀 늦장미의 복잡하고도

엷은 색깔과 향기에 매혹될 때,

또 비가 조금씩 오는 거리를 혼자서 걸었을 때,

나는 완전히 행복하다.

맛있는 음식, 진한 커피, 향기로운 포도주,

...햇빛이 금빛으로 사치스럽게

그러나 숭고하게 쏟아지는 길을 걷는다는 일,


그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


전혜린 / 긴방황



꿈이란 참 이상한거야.

단 한번이라도 좋으니 꼭 그렇게 되어보고 싶거든.

그것 때문에

인생이 일그러지고 깨질 게 뻔하더라도 말야.

힘들고 재미없는 때에도

그 꿈을 생각하면 조금 위안을 얻어.

이루어지건 안 이루어지건 꿈이 있다는 건

쉬어갈 의지를 하나 갖고 있는 일 같아.


은희경/ 내가 살았던 집



바람 불지 않으면 세상살이가 아니다.

그래, 산다는 것은

바람이 잠자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바람이 약해지는 것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 바람 속을 헤쳐나가는 것이다.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볼 것,

바람이 드셀수록 왜 연은 높이 나는지.


이정하 / 바람 속을 걷는 법 2




































 

 


♬ Il Divo Duet with Celine Dion-I Believe In You (Je Crois En T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