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내가 먼저 찾았죠 너무오래 걸려서 이제 그만 장난 치라고 많이 놀래자나 어디에 있었던거야 눈물이 앞을가려 너는 보이지가 않고 니 옆에서 어색한 모습으로 내게 인사하는 그대 당신은 누구신가요 왜 그대가 곁에 있나요 나밖에 모르는 그녈 뭐라하면서 손을 잡았나요 저 여자는 내 여잡니다 저 여자는 내 여자랍니다 그 아무도 손댈 수 없고 기댈 수 없는 내 여자랍니다 그런 사람이 날 떠나갑니다 내 사랑이 나를 버립니다 내 목숨과 같은 그녀가 다른 사람에 품에 안깁니다 저 여자는 내 여자랍니다 사랑이 크기전에 그대여 제발 놓아주세요

길거리에 서서 누군가를 오래 기다렸던 날이 있었다.
막 감고 나온 젖은 머리가 얼어붙었다.
밤바람에 뺨이 터질 것 같은데도 기다리는 이는 오지 않았다.
터널을 빠져나와 내 앞을 질주해가는 자동차들을
세 시간 동안 지켜본 다음에야 얼음을 털어내며 집으로 돌아왔다.
다시는 그를 기다리지 않기로 하고 운전교습소에 나갔다.
언제든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해변으로 숲길로 내달릴 생각을 했다.
기다리지 않는 대신 길을 떠나기로 한 것이다.
오지 않을 것을 기다리는 고통을 단호하게 끝내고 싶었다.
간혹 신새벽에 깊은 밤중에 길을 떠날 수는 있었다.
그러나 기다림을 끝장 낼 수는 없었다.
인생은 기다리는 순간들이 쌓여서 완성되는 것이기도 했으니
기다리지 않는 삶이란 존재 할 수가 없었다.
누군가 내게 다가오는 것을,
누군가 내게서 떠나는 것을 백미러로 보게 되었다.
사람들이 다가왔다가 멀어지면 그 자리에 풍경이 남았다.
모든 풍경을 백미러 안에 두는 새로운 기다림이 발생한 것이다.
지금 양손에 붙들고 있는 핸들을 놓으면,
차에서 내려 몇 걸음만 걸으면 저 풍경과 다정하게 결합할 수 있을 것이다.
촉감을 느끼고 냄새를 맡고 결을 쓰다듬으며 감싸 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에게 그런 축복은 허락되지 않는다.
친밀감이 오히려 두려운 세상이다.
그래도 가끔 생각한다.
차를 몰고 가다 가끔 아름다운 풍경과 만났을 때
차를 버리고 하염없이 걸어서 풍경 저편으로 사라지는 그 순간을.
자거라, 네 슬픔아 / 신경숙 .
'그리움이란...세엣' 카테고리의 다른 글
라구요... (0) | 2008.08.23 |
---|---|
천사 같은 아내... (0) | 2008.08.23 |
굳은살... (0) | 2008.08.21 |
The Power Of Love.... (0) | 2008.08.16 |
Summer Kisses, Winter Tears... (0) | 2008.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