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의 추녀와
풍요로운 이의 뜨락에
똑같은 햇볕을 비추어주시는 당신
사나운 짐승과 착한 꽃에게
똑같은 빗줄기를 내려주시는 당신
간교한 자의 수레에도
말없이 바퀴를 달아주시고
포악한 자의 손에도
칼을 쥐어주시는 당신
산짐승 소리를 미워하는
젊은 꽃잎들이
매맞아 떨어지는 걸
바라보고만 계시는 당신
저 절겅거리는 사슬소리를
가만히 듣고 계시는 당신
기다리는 그날은 꼭 오느냐 물으면
고개를 끄덕이시는 당신
이렇게 쉬이 오지 않는 것이냐 물으면
고개를 끄덕이시는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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