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편지...

커피 한 잔의 행복.....

내사랑장미 2012. 1. 17. 22:37

 

 

 

 

 

 

 

 


나는 내 옷만 입습니다

 

초라하지만

깨끗하고 단정하게 입습니다

근사한 친구가 멋있게 보이기도 하지만

나는 지금 즐겁고

어쩌다 매어보는

늘 같은 넥타이가 잘 어울립니다

 


신발을 감추는 친구를 뿌리치고

늦더라도

숨이 찬 언덕길을 따라

좁고 가난한 집으로 돌아옵니다

다시 외로워하지만

낡고 삐걱거리는 내 자리가

그래도 편안합니다

세상을 잊고 단꿈을 꿉니다

 


어느 날은 내 마음을

그윽한 눈길로 전하고도 싶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척 밋밋하게 바라보다가

그만 얼굴이 뜨거워 미안해합니다

간절한 그 마음을

끝내 모른 체하고 맙니다

 


때로는 꿈속까지

당신의 차지입니다

더는 속일 수도

다스릴 수도 없는 마음을

도둑이 제 발 저리듯 들키고 말지만

종이컵의 커피 한 잔을 같이 마신

행복으로

그렇게 아쉬운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글 / 김별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