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편지... 잊지도 못할 거면서..... 내사랑장미 2010. 1. 10. 10:36 "시간 없으니까 다음에 하자." 입버릇처럼 늘 그녀에게 하던 말인데.. 이상하게 그녀가 없어진 공간에선 남는 게 시간뿐이네요. 생각해보니.. 그녀에게 해준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한 번 배우면 평생 잊어버리지 않는다고 했죠. 사랑도 그런 것 같아요. 이미 몸에 배어버린 사랑이 있으면 새로운 사랑을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좀 걸리잖아요. 처음부터 지우고 다시 시작해야 하니까.. 그런데, 평생 기억되면 어떡하죠? 가슴에 너무 진하게 배어버린 그녀가.최숙희 / 사랑이 사랑에게기분이 이럴때면 좋은 방법이 있었는데..컴퓨터 켜고 비밀폴더 열고 그 안에 저장된 니 사진 열어보는거..쌍꺼풀이 없어질 정도로 퉁퉁 부은 눈,모자쓰고 나와서 형편없이 눌린 앞머리,속옷같기도 하고 겉옷같기도 한 흰색티셔츠에 다 늘어난 목둘레..그때 무슨 바람이 불어선가 같이 조깅하자고 아침 일찍 만났던 날처음으로 니 부은 얼굴 봤던 나는 진심으로 놀라서 물어봤지."너 얼굴이 왜 이래?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내 난리법석에도 너는 게으르게 감은 눈을 손등으로 비비면서 그랬지."드라마가 너무 슬펐어.울다보니까 배가 고파서 밥도 먹고 물도 마셨더니 얼굴이 이렇게 됐어.근데 내 얼굴 그렇게 이상해?"그날 찍어 놨던 사진.그후로 니가 나한테 못되게 굴 때, 하나도 귀엽지 않을 때,니가 막 미울 때, 놀리고 싶을 때, 꺼내 보곤 했었는데..다른 사람들도 보여주고 킬킬거리고..근데 이제 내가 그러면 난 진짜 나쁜 사람이겠다.헤어진 여자친구.. 이상하게 나온 사진이나 꺼내 보는 나쁜사람.정말 보고 싶어서 그랬다고 해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거 같애.우리는 이미 헤어졌으니까..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너와 관련된것 중에서 내가 해도 되는 일이 몇개나 있을까?아무리 우울해도 그 사진을 꺼내 보면 안되고,너에 대해 들리는소문이 사실인지 궁금하지만 누굴붙잡고 물어봐서도 안되고,니 잔소리가 듣고 싶어서 일부러 취한척 전화도 걸고싶지만 그래서도 안되고,꼭 잊지 않아야 할 일이 생겼을 때 나 대신에 기억해 달라고 너한테 부탁할 수도 없고,그때 우리 우연히 발견해내고 많이 좋아했던 예쁜 카페이름이겨울나무 였는지 자작나무 였는지 궁금해도 물어볼수가 없고,내생일이었던 너의 비밀번호들이 다 바뀌었나 궁금하지만 확인해서도 안되고다 되게 쉬운 일들이었는데.. "그 카페이름이 뭐지?" 물어보면 되고,"나 내일 꼭 은행가라고 말해줘!" 부탁하면 되고,"나 술 많이 마셨는데 더 마실까? 말까?" 어리광만 부리면 됐었는데..이제 내가 해도 되는 일은 이렇게 가끔 누구에게도 읽히지 않고,읽혀서도 안되는 편지같은걸 쓰는 정도.이것도 오래 하면 안된다는걸 잘 알지만..사랑을 말하다한 시간이 아니라 몇 시간이라도, 기다리면 오는 사람이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한 건지 왜 그때는 미리 알지 못했을까.조진국 / 사랑하지만, 사랑하지않는다그 사람 덕분에 웃었던 건 너무도 까마득한데 그 사람 때문에 걱정하는 건 아직도 현재형입니다. 언제나 내게 걱정만 끼치는 사람. 우리 사이엔 전생에 대체 어떤 빚이 있기에 나는 이렇게나 오랫동안 그녀를 걱정하고 그녀는 이렇게나 오랫동안 나를 걱정시킬까요.나는 그때 어쩌자고 겁도 없이 마음을 다 내줬을까.나는 어쩌자고 너와 만나는 동안의 그 모든 것을 마음에 담았을까.. 잊지도 못할 거면서..이미나 / 아이러브유 ♬ 더 원 - 사랑아